플레체 나오기 전에 뭐라도 좀 더 정리해서 글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블로그 뒤적거리니 이미 예전에 다 써둬서 올릴 게 없다... 그래도 이대로 얌전히(?) 플레체를 기다리는 건 아쉬우니 예전에 쓴 글들을 끌어 올려보면서, 조금 두서없는 생각을 끄적여본다.
예~전에 시즌2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제발 시즌2에서 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설정들을 조금 정리해 둔 글이 있다.
https://edeleden.tistory.com/204
근데 놀랍게도 시즌2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카단을 제외하면 제대로 풀린 게 없다. 사실 카단도 메인 스토리에 등장했다 뿐이지, 그의 정체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은 편이다. 세이크리아에 대해서는 로웬같은 스토리를 통해서 파도파도 악랄한 녀석들 뿐이다(새벽의 사제를 제외하면?), 라는 걸 알게 해준 정도?
사실 아직도 세이크리아 내부의 상황이라던가, 교황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이번 플레체에서 좀 더 자세히 나와주지 않을까?
위의 글 말고도 아만에 대해 알고 싶은 점들을 따로 정리한 게시글이 있다.
https://edeleden.tistory.com/219
플레체를 통해 우선 아만이 살았던 마을이 정확하게 어떤 일로 불타 사라지고 아만 혼자 살아남은 건지 알려줄 건 확실해보이니, 이와 함께 위 게시글에 적은 내용들도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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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렐슈드 레이드 6관의 환영들 중 실리안과 아만이 나오는 환영이 있다. 환영의 배경은 남바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실리안과 아만의 대사를 들어보면 아래로 추측된다.(제가 들리는 대로 적어서 정확한 대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아만: 당신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실리안: 악마를...가만히 둘 수 없다 이젠...!
아만: 아니야, 당신은 선택했습니다! 막을 수 없습니다! 당신을, 믿을 수 없어요
(아만의 대사는 자세히 들어보면 크게 외치는 목소리와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겹쳐진다.)
아스탤지어는 아브렐슈드가 아크라시아의 악몽들을 모아 만든 몽환의 세계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위의 환영이 실리안이나 아만의 악몽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다 함께 모여 살고, '우리 데런은 악마가 아니라 인간이다'라는 믿음을 공유하는 페이튼의 데런들과는 달리(플레이어의 캐릭터도 여기에 속한다), 아만은 어렸을 때부터 인간 사회에서 혼자 데런으로 자라왔고, 무엇보다 사제의 길을 밟으면서 '데런은 악마'라는 세이크리아의 교리를 교육받아온 인물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아만은 보통의 데런들보다 자신이 악마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훨씬 더 큰 것이 당연하다. 자신이 데런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더더욱. 그런 아만에게 있어서 가장 신뢰하는 인물 중 하나인 실리안에게 악마라고 규정당하는 순간이야말로 최악의 악몽 중 하나 아니었을까?
한편 남바절에서 아만이 떠난 직후나, 여정 퀘스트에서 실리안은 자신이 아만을 붙잡지 못한 점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저기서 말하는 '올바른 선택'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뒤에 이어지는 대사를 생각해보면 왕이라는 자신의 입지와 관련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여정퀘를 밀다보면 백성들은 아만 사제가 악마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실리안도 악마에게 홀린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니. 대관식을 해준 것이 아만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제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일 뿐더러 악마의 침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와중에 악마의 손을 잡는다는 점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거 같았다. 이런 갈등을 하고 있는 실리안에게 아만을 악마라고 규정하는 자신의 모습은 만약이라는 가정들 중에서도 피하고 싶은 악몽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플레이어와의 대화를 통해 확신을 가지고 이런 대사를 했고, 여정퀘뿐만 아니라 엘가시아 후속퀘스트에서도 내내 아만을 찾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플레체 티저에서 아만에게 다가가는 실리안이 어떤 결심을 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티저에서 왕자 시절의 옷을 입은 실리안이 아만에게 다가가는 장면에서, 아만은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았다.
루테란 초반 퀘스트에서, 아만이 실리안에게 등을 돌린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광휘의 능선 퀘스트에서 자신이 데런이라는 걸 들켰을 때다.
이때 실리안은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아만을 위해 자신이 직접 걸어가 아만을 마주보았다. 망설임을 끝낸 실리안이 남바절에서와는 달리 아만을 붙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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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스토리에서 플레이어에게 '선택의 순간'을 강조해왔고, 그 선택은 아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아만이 희생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살아서 다른 npc들처럼 호감도도 쌓고, 종종 스토리에 얼굴을 내비치는 npc로 남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아만의 희생으로 인해 전체적인 스토리, 즉 아크라시아의 미래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아만이라는 한 캐릭터가 너무 불행만을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는 데런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다가 사고로 가족과 살던 마을을 잃고, 사제로 자라면서 자신과 같은 데런은 악마라고 주입받았고, 순례를 시작하면서 암살 위험에 시달리다가 겨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음에도 어렸을 때와 같이 무고한 사람들이 학살당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 역시 사제들을 학살하게 되어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니까...이번에야말로 제발 아만에게 행복한 결말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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